오염 강박에서 시작된 이야기였다.
이 소재를 더이상 이야기로 만들 수 없겠다고 생각한 두 계기가 있다.
하나는 내게 오염 강박이 거의 사라졌다. 평생 나를 괴롭혀 내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감옥 속에서 살 것만 같았는데 감쪽같이 자연치유 됐다. 그래도 그 때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풀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, 그 상상을 하면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이 강박을 굳이 불러내버리게 될까봐 조금 두렵다.
두 번째는 코로나가 갑자기 퍼지면서 세균 감염에 대한 불안을 전인류가 갖게 되었다. 내가 표현하고자하는 빨간 점은, 표면적으로는 세균이 맞지만, 그 안에서 (결벽뿐만이 아닌 모든)강박에 대한 공포와 벗어날 수 없다는 허망함, 더 나아가서 개인주의적 삶에 대한 모습까지 담고싶었다.
그래서 내가 명심해야할 것도 두 가지이다.
1. 이 소재에서 헤엄칠 땐 머리 끝까지 몸을 담그지 않기.
2. 코로나 얘기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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